가을 심방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것을 보니 ‘가을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알리는 절기가 바로 입추입니다. 그 다음 절기가 8월 23일이었던 처서인데 처서는 24절기의 열네 번째 절기로서 태양의 황경이 150도에 있을 때인데, 여름이 지나 더위도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서 그 이름을 처서라 불렀습니다. 그러니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 바로 처서이며, 우리 속담에 이때가 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지금은 가을로 접어드는 계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더위의 기세가 누그러뜨려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바야흐로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입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은 열매가 무르익는 계절이며, 그 결실 이후에는 반드시 추수가 이어집니다. 우리는 이 처서의 계절을 결실의 계절 가을을 잘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옛말에 이 처서의 계절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고 하여서 이때는 곡식이 여무는 가장 중요한 계절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아 벌초를 하는 때도 이때입니다. 이런 내용들을 다 함께 어울러서 생각해보면 지금 이 처서의 계절은 더위를 처분하고(處暑 : 처분할 처, 더울 서), 여름의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그러나 열정적으로 마지막 결실을 준비하는 계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금주부터 가을 심방을 시작합니다. 더위를 처분함과 아울러 게으름과 나태함도 처분하고, 여름의 들뜬 마음도 가라앉히고, 열정과 성실의 삶을 회복하여, 아름다운 결실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우리나라의 교회들 43%가 봄과 가을에 심방을 한다고 합니다. 한국교회 심방은 전도를 목적으로 이행된 선교초기의 심방전통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초기 한국교회의 전도는 선교사들 이전에 전도인들이 한국어로 번역된 로스역과 이수정역을 들고 관원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심방함으써 실효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처음 세례를 베풀기 전에 벌써 400여명의 사람들이 전도되어 있었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초기 선교사들도 전도를 목적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사랑방을 전도했다고 합니다. 전도심방은 불신가족을 전도하기 위해 불신자 가정을 찾아가기도 하고 이미 믿는 신자 가족 중 신앙을 가지지 않은 불신 가족을 찾아가 복음을 전함으로 신자가 되게 하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 실시하는 심방도 이런 열매가 맺어지길 바랍니다. 불신가족들과 모두 함께 심방예배를 드리길 원하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자녀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어 자녀와 함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 새벽에 심방시간을 정하는 성도님도 계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되도록 온 가족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도록 하시고 혼자서 예배를 드리더라도 꼭 심방예배를 드림으로 예수님을 영접하는 마음으로 목회자와 심방대원들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심방의 모델은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의 심방은 하나님 자신이 친히 “자기 백성을 돌보아 속량(눅1:68)”하신 그런 심방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정과 일터를 심방하실 때 축복기도만 하고 오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활 밑바닥까지 파고들었고 그들의 우상숭배를 폭로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깨닫게 했으며 그들의 영혼 깊은 곳을 통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회개하고 믿음을 가지라고 권유하였습니다.
이번 심방을 통해 하나님의 사자인 목회자를 통해 맘껏 축복기도를 받으시고,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그동안의 나태하고, 잘못되었던 신앙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번 심방이 예수님께서 심방하신 목적을 이루는 그런 심방이 되길 바랍니다.